중구의 청명한 가을 하늘 태풍 볼라벤이 한반도를 강타한 후, 초가을에 접어든 지난 2일 짙푸른 남산위로 맑고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다. <사진제공 중구의회 장영근>
남산 주변에 사는 중구민들이 서울시에 남산주변 최고고도지구를 합리적으로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중구는 지난달 24일 남산 주변의 토지 소유자들이 낸 주민집단 청원서를 접수하고, 27일 서울시에 남산주변 최고고도지구를 합리적으로 완화할 수 있도록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요구했다고 5일 밝혔다.
주민집단 청원서는 남산주변 신당2동, 회현동, 명동, 필동, 장충동 등 높이 제한을 받는 남산주변 토지소유자 3천여명 중 1천962명이 서명했다. 이들은 남산의 최고고도지구 제한을 해제하지 못한다면 최소한 현재 높이 내에서 층수 규제만이라도 풀어달라고 주장했다.
1995년 최고고도지구로 지정된 남산 주변은 건물 높이가 제한돼 신축이 어려워 노후불량주택 등의 증가로 인해 해당 지역은 점점 낙후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이렇게 재산권이 침해되는 상황에서도 지역 주민들의 요구는 단순하다. 경관 보호라는 공익은 지키면서 주민의 재산권 행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층수와 높이'라는 중복 규제 중 층수 제한만이라도 삭제해 달라는 것.
현재는 3층 및 12m 이하로 높이가 규제돼, 아무리 높게 지어도 12m가 되지 않는데도 3층 밖에 지을 수 없다.
이에 따라 층수만이라도 규제를 완화해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가 용이하고 실질적 지원이 될 수 있도록 합리적 관리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주민의 권리를 보호해 달라며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한편 중구는 주민들의 요구와는 별도로 남산의 가치를 보존하면서 주민들의 재산권을 극대화하는 합리적 해결책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바로 남산의 지형특성에 맞는 환경친화적 명품주거단지 조성 방안이 그것이다.
현재 회현·남창·신당1·2·필동·신당9구역 등 5개의 시범지를 선정, 산비탈 지형의 건축설계에 능통한 전문가들에게 기본구상에 대한 연구를 의뢰했다. 이중 회현·남창·신당12구역 등 3곳은 연구를 마치고 주민설명회 등을 가졌다. 앞으로 5개 시범지 중 주민들의 의지가 높은 지역을 우선 지원해 남산 주변 개발의 롤모델로 삼아 남산 주변 전체를 이러한 방향으로 바꾸어 나갈 계획이다.
최창식 구청장은"보존가치가 높은 남산의 지형특성에 맞는 개발방안은 자연경관 가치와 재산 가치를 모두 충족하는 만큼 서울의 다른 고도지구에도 적용가능한 시도라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