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와 고도 성장기를 거치면서 훼손된 남산 회현자락이 자연지형회복과 성곽복원을 통해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남산의 생태·역사성의 지속적인 회복과 시민들의 남산 접근성 개선을 위한 남산 회현자락 재정비사업 2단계 공사를 완료하고 지난 9일 개장했다.
남산 회현자락 정비 사업은 남대문 힐튼호텔 앞 남산입구에서 남산분수대 앞까지 총 17만1천900㎡의 공간을 녹지공간으로 재조성하고 총 777m의 서울 한양도성을 복원하는 사업으로, 총 3단계에 걸쳐 2015년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1단계 사업구간인 남대문 힐튼호텔 앞 아동광장은 2010년 7월 서울 한양도성 84m를 복원하고 1만3천700㎡의 지형을 복원해 자연스럽게 성곽을 따라 남산을 오를 수 있도록 조성을 완료했다.
이번에 완료된 2단계 사업은 백범광장 일대 지형회복 4만4천900㎡와 한양도성 복원 239m(원형복원 130m, 흔적형상화 109m), 녹지축 연결로 남산의 생태·역사성을 회복하고 성곽을 따라 자연스럽게 남산을 오를 수 있도록 접근성을 개선했다.
이를 축하하기 위해, 지난 9일 백범광장에서 '남산 100만인 걷기행사'와 병행해 간단하게 준공식을 갖고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 단절됐던 회현자락 S자형 오솔길로 조성
일제시대 황국 신민서사탑과 조선신궁 건립 및 고도성장기 도로개발로 인해 단절됐던 회현자락을 교통약자도 오를 수 있도록 완만한 'S'자형 오솔길로 조성했고, 길이 70m 규모로 터널을 덮고 상부에 서울 한양도성 흔적복원과 산책로를 조성, 성곽을 따라 시가지를 감상하면서 남산을 오를 수 있도록 했다.
조선신궁 건립으로 파괴된 서울 한양도성은 문화재 발굴조사를 거쳐 2차로 239m를 복원했는데, 유구가 발굴된 130m는 원형으로 복원하고 일제시대 신궁 건립터 조성으로 훼손이 심해 성곽유구가 없는 백범 광장 내 109m 구간은 성곽의 흔적만을 상징하는 성곽선으로 복원했다.
◆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한옥과 초정
소파로에서 진입하는 입구 쪽에는 경사지형을 활용한 한옥을 지어 지하1층은 화장실로 이용하고 지상 1층은 남산을 조망하는 누마루와 성곽탐방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관리실로 운영된다.
한옥이 위치하는 회현동은 옛 지명인 호현("현인들이 좋아한다"는 옛 유래)과 회현이 혼용되어 사용됐는데 태조실록에 호현방(好賢坊)에 대한 기록이 먼저 나오고 발음하기도 편리하며《예기(禮記)》, <치의(緇衣)〉편에 전고가 있으며 어진사람들이 좋아한다는 뜻을 따서 "호현당(好賢堂)"이라 편액했다.
내부 방 이름도 한옥에 걸맞도록 고풍스럽게 지었는데, 사무실은 동심방(同心房)-마음을 함께 한다는 의미로 그곳에서 직원들이 시민과 함께 마음을 갖고 일을 한다는 뜻, 누마루는 요산방(樂山房)-"산을 좋아하고 경치를 좋아한다"는 뜻으로 남산을 방문하는 시민들의 넉넉한 마음을 표현해 제명했으며, 제자(題字)는 서예가 남전 원중식 선생이 하고 서각은 철재 오옥진, 김각한 선생이 맡아 한옥의 맛을 한층 살렷다.
소월길에서 진입하는 오솔길 한 켠에는 시민들이 옛 정취를 느끼고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인 초정을 세웠는데, 이는 복원한 성곽을 기준으로 성 안쪽에는 한옥과 성 밖에는 초정을 배치한 것으로 조선시대 풍취를 재현한 것이다.
◆ 생태적 특성 고려한 느티나무·소나무 식재
남산의 생태적 특성 및 현재 식생을 고려해 수형과 생육상태가 양호하고 경관도 우수한 느티나무, 소나무군락 등 보존가치가 높은 수림대는 최대한 보존해 전체적으로 울창한 수림대를 형성하고 시민들이 숲속에 있는 듯 차분한 느낌을 느낄 수 있도록 조성했다.
◆ 3단계는 2015년까지 완료
남산 회현자락 3단계 구간은 성곽추정선에 위치한 중부공원녹지사업소 건물을 이전하고 문화재 발굴조사를 거쳐 2015년까지 지형회복 및 성곽복원을 완료할 예정이다.
특히 3단계 구간은 일제강점기에 조선 신궁을 지으면서 성곽을 훼손한 지역으로 향후 서울시의 유네스코 등재 추진위원회에서는 침략으로 인한 인류 문화 훼손 실태를 보고할 예정으로 매우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3단계 구간이 완료되면 서울 한양도성 중 남산구간은 모두 복원이 완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