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말하다/김수영을 위하여

한국 인문학의 뿌리를 찾는 철학서

"그것은 자유를 찾기 위해서의 여정이었다. 가족과 애인과 그리고 또 하나 부실한 처를 버리고 포로수용소로 오려고 집을 버리고 나온 것이 아니라 포로수용소보다 더 어두운 곳이라 할지라도 자유가 살고 있는 영원한 길을 찾아 나와 나의 벗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현대의 천당을 찾아 나온 것이다" 김수영, '조국에 돌아오신 상병포로 동지들에게' 중에서. 우리의 첫 시인이자 마지막 시인, 김수영의 서러운 리얼리즘 '김수영을 위하여'. 시인이자 혁명가였고, 진정한 인문정신의 소유자였던 김수영을 인문학자 강신주가 자신의 이야기를 덧입혀 읽어 내려간 책이다.

 

김수영에게 시인이란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며 자유를 살아 내는 이를 뜻했기에, 김수영을 읽는 것은 자유를 읽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은 시인으로 오해 받았지만 사실은 강력한 인문정신의 소유자였던 김수영을 통해 한국 인문학의 뿌리를 찾는다. 김수영이 죽은 지 50여 년이 지난 지금, 그가 도달한 인문정신 근처에도 다다르지 못한 우리의 현실을 바라보며 진정한 자유와 인문정신을 보여주고자 했다.

 

'김수영을 위하여'는 강신주가 본격적으로 자기 지향점을 드러내는 책이다. 즉 철학자로서 인문정신이라는 날카로운 잣대를 들이대며 '자기 이야기'를 써 내려간 책이다. 이 책은 시인 김수영을 이야기하지만 결코 문학비평서가 아니다. 민족주의 시인으로 오해 받았지만 실은 강력한 인문정신의 소유자였던 김수영을 통해 한국 인문학의 뿌리를 찾는 철학서이다. 다시 말해, 1960년대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한 이 땅의 자유와 인문정신에 대한 강신주의 철학적이고 문학적이며 인문적인 고백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