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협약서에 서명하고 있는 최창식 구청장.
천주교서 아이디어 공모전 후원
중구(구청장 최창식)는 지난 8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총대리주교 염수정)와 서소문공원 역사·문화공원 조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서 서소문공원을 세계적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아이디어 공모전을 추진하는 등 상호 협력 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특히, 아이디어 공모와 관련해 중구는 이 행사를 주관하고,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공모전 행사 경비와 우수 아이디어 작품에 지급할 상금 등 총 2천만원을 후원키로 했다.
서소문공원 아이디어 공모는 향후 추진될 서소문공원의 개발 방향과 공원 지상·지하 시설물 구상 등에 대한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것으로 오는 5월 전국의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공모할 예정이다.
최창식 구청장은 "서소문공원은 실학 사상을 계승한 천주학과 민초들의 자유의지를 집권층이 정치적 탄압을 가해 수많은 천주교인이 처형된 곳이므로 단순한 공원이 아닌 조선의 역사와 천주교 문화를 담아내어 서울역 국제컨벤션선터 건립과 연계한 세계적 명소로 재탄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서소문은 한국 천주교회를 대표하는 순교성지다. 서소문 밖 네거리(지금의 서소문 공원 부근)은 조선시대 후기 천주교 신자들을 처형하던 장소로, 신유박해(1801년), 기해박해(1839년), 병인박해(1866년)를 거치면서 가장 많은 신자들이 처형된 한국 최대의 순교지이다. 1984년 시성된 한국 순교성인 103위 가운데 44위와 현재 시복시성 작업이 추진되고 있는 25위가 이곳에서 순교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유래없이 유학자들이 실학으로서 서양의 학문을 연구하던 중, 천주학을 연구하게 됐다. 이를 통해 천주교는 당시 성리학적 지배 원리의 한계성을 깨닫고 새로운 원리를 추구한 일부 진보적 사상가들과 부패하고 무기력한 봉건 지배체제에 반발한 민중들을 중심으로 퍼져 나가면서 18세기말 교세가 크게 확장됐다.
그러나 유교적 권위와 의식을 거부하는 천주교의 확대는 유교사회에 대한 도전이자 지배체제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여겨져 정조 사후 세도 정권기에 천주교도에 대한 탄압이 본격화됐다. 이러한 천주교 탄압은 급격히 확대된 천주교세에 위협을 느낀 지배 세력의 종교 탄압이자, 또한 이를 구실로 집권 보수세력이 정치적 반대 세력을 비롯한 진보적 사상가와 정치 세력을 탄압하는 권력 다툼의 일환으로 전개돼 처형장이었던 서소문공원은 조선후기 역사를 담고 있는 것이다.
서울대교구는 1984년 12월 서소문공원 내에 순교자 현양탑을 건립하면서 자발적으로 성지관리에 나서 순교자에 대한 신심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