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구청장 최창식)는 지난 3일 방만한 운영으로 중구시설관리공단의 부실 경영을 초래한 책임을 물어 이사장인 전 모씨를 전격 해임했다.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3주간 진행된 2011년 하반기 중구시설관리공단 감사 결과 인사전횡, 예산낭비, 감독태만 등 경영 상태를 악화시킨 이사장 전씨의 책임이 커 해임을 결정하게 됐다고 지난 4일 중구가 밝혔다.
특히 중구가 지난해 하반기 서울시 세제 개편에 따른 세수 감소와 공단 경영 수지 악화 등으로 계약직 정원 책정, 결원 발생 시 신규 충원 금지 및 각종 경비 10% 절감 등 경영합리화 방안을 지시했음에도 전 이사장은 취임 후 전혀 경영개선 노력을 하지 않고 나아가 구청의 인력 감축과 예산 절감 요구까지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
2010년 8월 19일 중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전 이사장은 당해 6월 민선5기 중구청장 인수위원회에 참여해 수익성 감소와 인력 배치의 비효율성 등 공단의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단에서 수탁 운영하는 모 공영주차장의 경우 주차면수가 16면에 불과한데도 아무런 근거없이 주차관리원을 6명이나 배치했다. 그리고 구청의 인력감축 방침에 반해 적정한 인력 소요 판단 없이 퇴직 등 자연 감소되는 인력까지 모두 충원해 총 8회에 걸쳐 30명을 신규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계약기간 만료가 도래한 계약직 15명을 무기 전환하는 과정에서 이사회 상정이나 구청장 승인 등 절차를 무시하고 독단으로 실행했으며, 경력 미달 응시자를 정규 채용하는 등 인사전횡까지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그 결과 구청에서 계약직 현원 120명 수준(2008년 기준)의 2011년도 예산을 승인했음에도 공단은 마구잡이로 인력을 늘린 채 계약직 현원 160명 수준(2011년 기준)으로 인건비 등 경비를 집행했다.
이에 따라 올해 공단 예산 84억원과 9월에 추경예산 9억 8천여만원까지 확보하고도 5억6천여 만원의 예산이 부족해 하반기 공단 직원 인건비 지급조차 어려운 사태를 초래했다.
특히 전 이사장은 중구시설관리공단이 2010년 하반기 25개 자치구 공기업 경영 평가결과 22위에 그쳐 미흡 판정을 받았고 공단의 수익이 계속 하락하는 와중에 주지 않아도 될 성과급 1억2천만원을 전 직원에게 지급했다.
이외에도 현장근무자 근무시간을 중복 산정하는 방법으로 계약직 152명에게 무려 1억 6천여만원의 시간외근무수당을 부당하게 지급했다. 행사 등 잡비 900만원을 다 소진하고도 일반수용비, 감가상각비 예산과목을 무단 전용해 1천100만원을 목적 외 용도로 집행했다.
아울러 업무추진비도 증빙자료 없이 쓰거나 사적용도로 총 50건 270만원을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등 문란한 예산집행으로 재정건전성을 악화시켰다.
중구는 이사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않고 경영능력 자질도 부족해 부실 경영을 해 온 이사장 전 씨를 해임하는 한편, 관련 규정에 따라 위반행위 관련 직원도 공단측에 징계를 요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