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이 지난달 27일 첫 출근한 자리에서 무상급식에 서명하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53.40%를 획득해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는 46.21% 득표에 그쳤다. 또 나 후보의 득표율이 박 당선자에 앞선 곳은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3구'와 용산 등 4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악의 경우 나 후보 득표율이 36.85%로 박 후보(62.74%)의 절반에 그쳤고 광진, 중랑, 성북, 강북, 노원, 은평, 서대문, 마포, 강서, 구로, 금천, 동작구 등 13개구에서 두 후보의 득표율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특히 중구에서는 11만2천463명의 선거인 중에서 5만6천138명이 투표에 참여해 나 후보는 47.6%인 2만6천564표를 얻은 반면, 박 후보는 51.96%인 2만8천965표를 얻어 나 후보의 지역구인 중구에서도 4.31%인 2천401표나 앞섰다.
특히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20∼40대 표심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오후 8시 발표된 KBS, MBC, SBS 등 방송3사의 출구조사에서는 박 후보가 20·30·40대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박 후보는 20대에서 69.3대 30.1%, 30대에서 75.8대 23.8%, 40대에서 66.8대 32.9%로 적게는 2배, 많게는 3배 이상 나 후보를 압도했다.
박 후보는 이날 당선 소감에서 "시민이 권력을 이기고 투표가 낡은 시대를 이겼다"며 "시민의 편에 서서 시민이 가라는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당초 두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일 것이란 기존 여론조사 전망과 달리 기존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많았음을 드러나면서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 물갈이는 물론 신당 출현 등 대 변혁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그동안 정치에 무관심했던 20~40대 등 상대적으로 젊은 계층들이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에서 결집한 뒤 대거 투표를 통해 정치 참여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서울 직장인들이 출·퇴근길에 줄지어 투표에 나서면서 이날 오후 8시 기준 서울시장 선거 최종 투표율(잠정)은 48.6%까지 치솟는 일도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