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李箱) 그의 사후 74년 만에 오해와 편견으로 가려졌던 신비의 베일이 드디어 벗겨진다. 실로 우리 문학사의 쾌거라 할 수 있다.
우주인의 언어처럼 난해한 그의 시를 고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알기 쉽게 해설한 오감도 해설서 '에코우'는 이상에 대한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독자들을 영원한 자아의 세계로 인도한다. 오감도 23편을 일관된 시선으로 토씨 하나까지 명쾌하게 해설한 근래에 보기 드문 역작으로, 어렵게만 보였던 그의 시가 구체적인 현실감을 가지고 다가와 읽는 이를 이상의 세계에 깊이 빠져들게 만든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을 주장한다.
이상, 그는 거의 굶어 죽었다고 한다. 그의 폐병은 잦은 단식에 기인한 것이며, 일견 퇴폐적으로 생각되는 생활 또한 그의 은밀하고도 의도적인 것으로, 가족과 주위 친지들에게도 알리지 않은 치밀하고 처절한 자아수행의 한 과정이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관점으로 오감도의 23편 모든 시를 낱낱이 해설해, 읽는 이로 하여금 이상의 해설을 직접 듣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만들어 책에서 손을 떼기 어렵게 만든다.
'에코우'로 인해 천재시인 이상 이제 더 이상 난해하고 신비로운 존재가 아니다. 그의 신비함이 없어져 한편으로 아쉬운 면은 있지만, 이 책이 이상 연구의 새 지평을 여는 실마리가 돼 많은 논쟁과 연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흥순 지음 / 도꼬마리 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