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년층 심장돌연사 무엇이 문제인가/인제대 백병원 심혈관센터 / 흉부외과 김용인 교수

돌연사의 원인은 동맥경화성 심장병

 

 

엄청난 업무량과 스트레스가 그 원인

등푸른 생선·식이섬유 많이 섭취해야

 

인제대 서울백병원은 지난 8일 충무아트홀에서 중구민들을 대상으로 '심장돌연사 예방하기'란 주제로 건강강좌를 개최했다.

 

서울백병원 흉부외과 김용인 교수는 "요즈음 주변에서 40∼50대 중년층 남자들이 평소에 멀쩡하게 지내다 갑자기 돌연사 했다는 이야기를 드물지 않게 들을 수 있다"며 "돌연사란 평소 건강하던 사람이 어떤 증상이나 문제가 생긴 후 1시간 이내에 특별한 이유 없이 사망한 경우를 말한다"고 밝혔다.(다음은 건강강좌 주요내용)

 

중년층 심장 돌연사의 80% 이상이 심장이 원인이 되어 갑자기 사망하는 경우 이를 돌연 심장사, 심정지, 또는 심장마비라고도 부르며 전체 심장병환자의 반 이상이 돌연사로 사망한다. 이런 심장돌연사의 약 50%에서는 아무런 전구증상 없이 갑자기 사망하는 경우이고 나머지 50%에는 증상의 차이가 있지만 전구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돌연사의 원인으로 대개 동맥경화성 심장병(협심증, 심근경색증)이다. 돌연사는 심장의 정지 즉, 심장마비가 오기 때문에 발생한다. 대부분 돌연사는 심실세동이 발생하면서 사망하게 되는데 심실세동이 발생하면 심장은 수축과 이완을 할 수 없어 혈액순환이 정지된다. 이 상태가 3∼4분 이상 진행되면 우선 뇌의 기능이 정지되며 이 시간이 경과한 이후에는 심장을 소생시켜도 뇌사상태에 빠지거나 식물인간이 된다.

 

또한 이 심실세동이 5∼10분 이상 지속되면 심장이나 뇌 모두 재생불능의 상태 즉, 돌이킬 수 없는 죽음의 상태가 된다. 심실세동이 생기는 원인은 대체로 심장근육에 산소를 운반하는 혈액공급이 되지 않아서 생기며 이런 환자의 약 50%에서는 관상동맥 내에 혈전이 발견되거나 심근경색증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나머지 50%에서는 관상동맥경화나 협착은 발견되지만 심근경색증을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관상동맥이 막힌 후 1∼2시간 이내에 사망하면 심근경색증이 발생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일부의 돌연사는 관상동맥에 새로운 혈전이 발생하지 않고도 생길 수 있다. 이런 환자 대부분은 과거에 심근경색증을 앓았거나 심장근육에 심한 병이 있는 경우다. 선진국 사망원인 1위가 관상동맥질환이며 2위가 암이다. 이런 관상동맥질환도 선진국에서는 최근에는 식생활 개선과 교육 등으로 감소 추세를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한국에서 이 관상동맥질환의 사망률이 증가하고 있다. 그 원인들로는 높은 흡연율, 식생활의 서구화에 따른 동물성 지방 섭취의 증가, 인구의 고령화, 당뇨병환자의 증가가 있다. 통계에 의하면 지난 10년 동안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무려 85% 증가했다. 당뇨병은 관상동맥질환과 뇌졸중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므로 당뇨병의 증가는 관상동맥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심장돌연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동맥경화증 발생을 예방해야 한다.

 

첫째, 담배를 끊는다. 30∼40대에 급사하는 사람은 거의 대부분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들이다. 담배로 인한 해는 그 양과 정비례한다. 완전히 끊을 수 없다면, 양을 점차 줄여야 하며, 하루에 다섯 개비 이상은 절대로 피우지 말아야 한다.

 

둘째, 당뇨병을 예방한다. 적절한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정상체중을 유지하고 비만을 예방하면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다. 그리고 당뇨가 발생하더라도 치료를 잘 하면 심근경색증과 중풍 같은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

 

셋째, 정상혈압을 유지한다. 정상체중을 유지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좋은 식생활 그리고 필요시 약물치료를 하면 정상혈압을 유지할 수 있다.

 

넷째, 스트레스를 완화토록 노력한다. 30∼40대 돌연사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가 우리나라라고 한다. 눈부신 경제 성장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40대의 엄청난 업무량과 스트레스가 그 원인이라고 한다. 누적된 과로와 지나친 스트레스는 교감신경을 심하게 자극하여 심장에 부담을 주고 결과적으로 심실세동 같은 치명적 부정맥을 유발하여 돌연사를 불러 올 수 있다.

 

다섯째, 식생활을 개선한다. 야채 또는 과일 그리고 견과류를 가급적 자주 섭취하도록 한다. 당 함유량이 적은 저칼로리의 오이나 토마토 등을 많이 섭취하면 충분한 수분과 섬유질을 섭취하게 된다. 견과류(호두, 아몬드 등)는 오메가-3가 풍부해 몸속의 HDL 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준다.

 

등푸른 생선과 식이섬유를 가급적 많이 섭취한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잡곡밥(현미, 콩, 보리 등)을 자주 먹고, 하얀 빵 대신 검은 빵이나 잡곡빵과 현미, 옥수수, 깎지 않은 밀(whole wheat)로 만든 곡물시리얼을 먹는 것이 좋다. 평소에 규칙적으로 자신에게 알맞은 운동을 한다.

 

매일 40분 이상 일주일에 3회 이상 걷는다. 한 연구에 의하면 출퇴근 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은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람에 비해 심장병과 사망률이 감소 한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하루에 1∼2잔씩의 와인을 마신다.

 

와인에는 폴리페놀이란 성분이 많이 함유돼 혈관의 이완인자의 작용을 자극하고 HDL-콜레스테롤 증가에 도움을 주어 심혈관 질환 발생 억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절대 과음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은 항산화제가 많이 들어 있는 녹차와 홍차(1일 3~5잔), 토마토, 딸기, 키위 같은 야채, 과일 주스를 하루 1∼2잔 마신다. 그리고 항산화제가 많이 들어 있는 코코아 음료 또는 검은 초콜릿을 소량으로 먹으면 와인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코코아나 초콜릿에 당분 함유량이 높은 경우 비만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다양하고 충분한 영양섭취로 정상 체중을 유지한다.

 

과도한 열량을 섭취하고 운동을 하지 않으면 물론 비만이 올 수 있다. 비만도 심장돌연사의 한 원인 제공인자가 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