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노인들을 수발하고 임종을 지킨 일본 최고의 수발 전문가가 들려주는 노인수발 이야기 '노인수발에는 교과서가 없다'가 출간돼 요양보호사들와 부모님을 모시는 모든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의 저자 하나리 사치코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시어머니까지 30년에 걸쳐서 가족을 수발했다. 생각만 해도 지긋지긋하고 수발한 사람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지 모른다. 하지만 기나긴 수발의 주인공 하나리 사치코는 그것이 대단한 것이 아니라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다. 물론 수발은 당연히 힘들다.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도 힘든데 다른 사람의 생명까지 함께 지탱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나 나이가 들고, 언젠가 다른 사람으 도움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누군가 반드시 그 사람의 식사, 목욕, 배설, 운동등을 돕는 힘든 일을 맡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든 쉬운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저자는 오랜 경험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그 방법을 찾기 위한 노하우를 제시한다. 하지만 표준적인 수발방법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대신 각자의 집안, 각자의 건강, 각자의 상황에 따른 '나만의 수발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발에는 교과서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어떻게 자신만의 수발의 길을 찾아야 하는 이유와 어떻게 찾아야 할지에 대해 조언한다.
이미 한국에도 수발노인에 대한 논의는 많다. 하지만 단순히 정채적인 수준의 논의에 그칠 뿐, 정작 생활에 밀착한 깊이 있는 이야기는 없다. 그래서 30년간 가족을 수발하고 임종을 지킨 대선배가 전하는 이 책의 메시지는 우리에게 큰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이 책에는 수발은 혼자서 할 수 없다. 배려의 깊이, 마음의 균형, 울고 화내고 웃어보자 등 224페이지 달하는 생생한 저자의 잔잔한 감동이 전해진다.
(지은이 : 하나리 사치코 펴낸곳 : 도서출판 창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