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 통장 잔고는 얇고, 결혼 준비 일정은 두껍습니다. 결혼을 앞두고 '행복한 예비부부'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현실은 "이건 왜 이렇게 비싸?"라는 대화가 일상입니다. 그 와중에 원주에서 열린 웨딩박람회 소식을 듣고, '이거다!' 싶어 주말을 반납하고 다녀왔습니다. 기대 반, 의심 반이었죠. "진짜 혜택이 있는 걸까?" 하는 생각으로요.
막상 가보니 분위기가 꽤 흥미로웠어요. 원주 지역 특성상 수도권보단 덜 복잡하고, 상담도 여유롭게 받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웨딩홀, 스드메, 예복, 청첩장까지 한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다 보니 ‘결혼준비 체크리스트’를 순식간에 절반은 지운 느낌이었죠. 특히 웨딩홀 투어를 VR로 체험할 수 있는 부스가 있었는데, 신랑보다 더 적극적으로 제가 헤드셋을 쓰고 구경했을 정도입니다.
재미있는 건 무료 시식 이벤트! "맛만 보고 가세요~"라는 말에 진심으로 응해줬더니, 어쩌다 웨딩 상담보다 메뉴 선택 고민이 더 길어졌습니다. 결혼식은 하루지만, 음식 기억은 오래 남잖아요?
또 하나 좋았던 건, 상담 받는다고 억지로 계약을 유도하는 분위기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부담 없이 견적 받고, 메모하고, 집에 와서 찬찬히 비교할 수 있어서 더욱 신뢰가 갔어요. 무엇보다 사전 예약 덕분에 입장 선물도 챙기고, 경품 응모도 했는데요. 물론 1등 여행권은 제 것이 아니었지만, 소소한 상품권만으로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원주 웨딩박람회는 ‘준비’라는 무거운 단어에 ‘경험’이라는 재미를 더해준 행사였어요. 뻔한 결혼 준비에 지쳤다면, 이런 오프라인 행사 한번쯤 다녀오길 추천합니다. 결혼 준비에도 숨 쉴 틈이 필요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