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첩장을 아직 안 만들었는데, 벌써 양가 부모님께서 하객 명단을 Excel로 보내주셨다. 예비신랑은 벌써 손이 떨리고, 나는 드레스 시뮬레이션만 하루에 4번 돌리는 요즘. 이쯤 되니 “이러다 결혼식 전에 체력 방전되는 거 아니야?”라는 말이 입버릇처럼 나왔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게 바로 울산웨딩박람회였다. ‘그래, 한 번에 끝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희망을 안고 다녀왔다.
막상 가보니 예상보다 훨씬 큰 규모에 입이 떡 벌어졌다. 웨딩홀 상담을 받으러 간 건데, 신혼여행부터 혼수, 예복, 한복, 스드메까지 줄줄이 줄 서 있었다. 어쩐지 남편 눈빛이 점점 흐려지더라. 그래도 좋았던 점은 각 업체들이 비교적 솔직하게 견적을 오픈해주고, 현장 한정 혜택도 많았다는 것! 특히 드레스샵 체험존은 친구처럼 같이 간 동생도 눈을 반짝이며 구경했을 정도. 체험해보고 고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장점인지 몸소 느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이런 박람회를 왜 진작 안 왔지?’라는 후회였다. 집에서 끙끙거리며 혼자 검색하고 비교하던 시간보다 현장에서 발품 팔며 직접 듣고 고르는 게 훨씬 수월하고 빠르다. 게다가 현장계약 혜택이나 사은품도 쏠쏠하니, 눈치 빠른 친구들은 그냥 놀러 와서 정보만 잔뜩 챙겨갔다.
결론? 울산웨딩박람회, 무조건 가보는 게 이득이다. 예비부부끼리 소풍 간다 생각하고 편한 마음으로 다녀오면 좋겠다. 단, 마음 단단히 먹고 가야 한다. 구경만 하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나도 모르게 계약서에 사인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