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사람 / 중구의회 김수안 의원

의원 월급 적립 불우이웃 돕기

 

◇지난 12일 김수안 의원이 정동일 구청장을 예방해 쌀(10kg) 400포를 중구 행복더하기에 기탁하고 있다.(사진은 정동일 구청장(좌), 김수안 의원(우))

 

쌀 400포 차상위 계층에 전달

복지재단 만들어 사회 환원이 꿈

 

 지방의원들의 자질문제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의원 월급과 수당 전액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중구의회 김수안 의원이다.

 

 김 의원은 매달 적립한 의정비 일부 금액으로 쌀 10kg 400포를 구입해 지난 12일 중구 행복더하기에 기탁했다. 돈으로 환산하면 880만원에 상당하는 물품으로 중구 관내 저소득 주민 지원에 활용된다.

 

 김 의원은 지난 2006년과 2007년에도 각각 쌀 20kg 200포를 중구 행복더하기에 전달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올해 1월부터 중구 행복더하기를 통해 매달 65만원씩 13명을 정기후원하고 있으며, 세이브 더 칠드런을 통해 매달 10만원씩 후원해 세계의 빈곤 어린이를 돕고 있다. 이처럼 저소득 주민을 위한 지원과 정기후원에 사용되는 돈은 모두 그가 구의원으로 활동하면서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아 온 의정비에서 충당하고 있다. 그가 구의원에 당선된 지난 98년부터 지금까지 모은 돈이 원금과 이자 합쳐 약 2억원에 달한다. 이는 그의 구의원 선거 공약이기도 했고, 그 자신과의 약속이기도 하다.

 

 지난 98년 처음으로 구의원 선거에 나섰을 때 그는 구민들에게 두 가지 공약을 내세웠다.

 

 당시 지방의원들이 사회적 지탄을 많이 받자 깨끗한 의정활동을 선보이겠다며 의정비를 적립해 저소득 주민을 위해 쓰고, 구민 혈세로 해외여행을 가지 않겠다는 것을 약속했다.

 

 그 약속을 그는 지금도 철썩같이 지키고 있다. 의정비를 계속 모아 어려운 주민들을 위해 쓰고 있을 뿐만 아니라 98년부터 지금까지 구의원 자격으로 해외 견학 등 해외 출장을 가 본적이 없을 정도다.

 

 그가 이런 약속을 내세우고 지금까지 지킬 수 있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가난했기 때문에 어려운 사람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중구 인현동에서 태어나고 자란 중구토박인 그는 2남5녀의 장남으로 어려운 집안을 위해 어려서부터 장사에 나서야 했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내 진양상가가 생기기 전 인현시장이었을 때 그는 그곳에서 배추장사 등 안 해 본 장사가 없었다.

 

 하지만 하루 1끼만 먹고 20일 이상 굶어본 적이 있을 정도로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고 한 입이라도 덜기 위해 월남전에 참전했다. 당시 연대장으로 있었던 전두환 前대통령과 함께 백마부대에서 활동한 그는 1년여 동안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악착같이 30만원을 모았다.

 

 그는 월남에서 미군들이 행사 때마다 풍선을 즐겨 사용하는 것을 보고 귀국해서는 30만원을 밑천삼아 풍선장사를 시작했다. 풍선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던 시절이었으나 퇴계로 창고 한켠에 회사를 차려 창경원 등에서 장사를 하면서 80년대 중후반 우리나라 풍선 문화를 꽃피웠다.

 

 게다가 85년부터 미국 굴지의 풍선업체인 칼라테스 한국지사를 맡아 국내 풍선시장을 석권하기도 했다. 이렇게 사업이 번창하면서 그는 6명의 동생을 모두 결혼시켰다.

 

 그의 봉사 생활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처음에는 중구 필동 방위협의회와 재활용추진협의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어렵게 사는 어린 학생들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그리고 94년 전국적으로 재활용품 분리수거 제도가 시행되면서 필동 재활용협의회 회원들과 매일같이 필동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재활용품을 모았다. 한자리에 모인 재활용품은 판매한 후 그 수익금을 전부 적립했다. 그렇게 2년여 동안 모은 수익금이 2억원을 훌쩍 넘었다. 이 돈은 휴지세트를 제공하는 등 필동 주민들을 위해 다시 사용됐다.

 

 특히 재활용협의회의 실질적인 운영을 맡은 그의 노력으로 필동은 97년 전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재활용품 분리수거 모범사례로 꼽혔다.

 

 그리고 그의 이런 노력을 알고 있던 주민들의 권유로 98년 구의원에 처음 뽑힌데 이어 지금까지 연달아 세 번 당선됐다.

 구의원이 된 후 그는 어려운 주민들에게 쌀을 갖다 주는 등 직접 나서서 도와주었으나 공직선거법 강화로 기부행위가 제한됨에 따라 지금은 중구 행복더하기 등을 통한 후원 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김 의원은 “직접 어려운 주민들을 도와주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하고 “의원 임기를 마친 후 지금까지 모은 의원 월급 및 수당으로 복지재단을 만들어 어려운 주민들을 돕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다.

 

 김의원은 95년 용감한 구민상, 97년에는 자랑스러운 서울시민상을 수상했다.

 

 구의원으로 활동하면서는 전국지역 신문협회에서 주관한 행사에서 전국 최우수 의정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2월 28일에는 필동새마을금고 이사장에 당선돼 금고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