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방칼럼 ③ / 명동한의원 고영주 부원장

겨울철 장염

최근 영하 10도의 극심한 한파에도 불구하고 구토, 설사, 열, 복통 등의 증상을 호소하며 내원하는 환자수가 부쩍 늘었다. 무슨 병의 증상일까? 바로 장염이다. 대부분 장염이라 진단하면 한겨울에 무슨 장염이냐며 의아해하곤 한다.

 

여름철 장염은 고온의 환경에서 음식물의 부패, 오염 등의 세균성으로 발병한다면, 겨울철 장염은 음식물이나 식자재를 매개로 한 노로바이러스와, 감기와 같은 감염성인 로타바이러스로 발병하는 장염이 주를 이룬다. 한의학적으로 장염의 원인은 바이러스와 같은 외부에서 나쁜 요인들이 위장 및 소화기관에 영향을 미쳐 발생하는 외인(外因)이 하나요, 같은 음식을 먹어도 누구는 아프고, 누구는 괜찮은데 이것이 곧 개인의 면역력, 기운의 차이 때문이다. 이것처럼 내적 요인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을 내인(內因)이라 하며, 이 내인을 무엇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람이 항상 건강할 수만은 없다. 만약 장염이 발생한다면 무엇보다도 우선 한의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으시길 권한다. 장염이란 병은 초기에 증상이 워낙 극심해 혼자서 아무런 도움없이 이겨내기란 쉽지 않을 뿐더러 증상이 더욱 악화되기 때문이다. 이 때 한의원에서 시행하는 침, 뜸, 약의 치료는 매우 효과적이다. 또한, 가정에서 사용하기 좋은 몇 가지 팁을 말씀드리면, 우선 장염에 걸리면 사람 몸은 위장관의 독소를 없애기 위해 구토와 설사로 나쁜 것들을 내뱉는다. 독소를 제거하는 과정이므로 절대 구토를 참거나 지사제로 설사를 멈추게 해서는 안된다. 이 과정에서 체내의 수분이 부족할 수 있기에 보리차나 이온 음료 등을 수시로 마사는 것이 좋다. 또한, 장관계의 정상 기능이 떨어지면서 복부가 차갑게 되는데, 이 때 생강차를 드시거나 복부에 핫 팩 등을 해주면 장관계가 정상적으로 연동운동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돼 복통의 증상이 감소됨을 느낄 수 있다. 마사지 법으로는 배꼽을 중심으로 복부를 시계방향으로 마사지 해주는 것도 좋다. 이 동안에는 기름지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먹기보다는 죽이나 맨밥에 된장국 같은 담담한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하나 더 소화기계에 도움 되는 것은 평상시에도 소화기계에 불편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은데 평상시 음식을 먹을 때에 처음부터 자극적인 음식을 먹기 보다는 먼저 따뜻한 국물이나 물을 마시고 위장을 달랜 다음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음식을 되도록 천천히 먹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식사를 마친 다음 가만히 앉았거나 눕지 말고 단 15분이라도 주변을 산책하기를 권한다. 위장관 운동에는 팔, 다리 4지의 움직임에 도움이 많이 된다. 식후 가벼운 산책은 내 위장에 대한 음식물의 부담을 줄여줄 뿐 아니라 식후의 노곤함도 덜어주고, 마음에 휴식을 갖는 좋은 시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