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의회 2024 새해 예산안 의결 놓고 갈등 증폭

2024년도 새해 예산안 5천684억원… 당초 5천764억서 80억 삭감 예비비 계상
제282회 중구의회 정례회 폐회, 8·9대 중구의회서 역대 최저인 1.39%만 삭감

 

중구의회(의장 길기영)는 12월 12일, 22일 간의 일정을 마치고 제282회 정례회를 폐회했다.


이번 정례회에서는 5천684억원 규모의 2024년도 사업예산안을 최종 가결했다.


중구청장으로부터 제출된 2024년도 예산안 5천764억원은 11월 22일부터 12월 1일까지 8일동안 각 상임위원회별 심의와 12월 6일부터 11일까지 4일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소재권, 부위원장 이정미, 이하 예결특위)의 심사 및 계수조정을 거쳤다.


예결특위 심사는 12일 새벽까지 이어지면서 진통이 있었지만 원만한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제4차 본회의가 열린 12월 12일, 윤판오 의원(부의장)외 3인이 수정 발의한 5천684억원을 찬반 투표에 들어가 재적의원 9명중 출석의원 9명이 모두 참석, 찬성 5, 반대 4표로 최종 가결했다.


일반회계 5천248억원에서 65억8천416만원이 삭감됐고, 특별회계는 516억원 중에서 14억2천400만원이 삭감되는 등 총 80억816만원이 삭감돼 전액 예비비 내부 유보금으로 계상했다. 이와함께 2024년도 기금운영계획안도 소재권 의원의 건의에 따라 찬반투표를 거쳐 5대 4로 예결특위 수정안으로 가결됐다. 


삭감된 주요항목으로는 △중구광장 5만부 중 1만부 △인터넷 방송국 위탁운영 1억원 △중구시설관리공단 운영지원을 위한공사, 공단 경상 전출금 10억원 △신년인사회 2천만원 △중구문화재단 지원관리 출연금 5억원 △패션봉제 활성화 민간위탁금 △기획예산과 시설비 5억원 등이다.


2024년도 예산 표결을 앞두고 소재권 예결특위 위원장이 “새해 예산안에 대해 어제 새벽까지 면밀하게 검토했는데 오늘 대폭 삭감한 예산안으로 수정 발의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어제 예결특위 결과를 참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손주하 의원도 “재정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면서 도대체 무슨 명분으로 의회관련 업무추진비는 살려두고 시설관리공단의 업무추진비는 삭감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양은미 의원은 “지방자치법 제58조는 의장의 책무로 ‘회의질서 유지와 의사정리’를 규정하고 있으나 의장은 동료의원을 평가하거나 개인적인 의견을 주장하는 등 직분에 맞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판오 의원(부의장)은 “재단과 공단의 수장이 심사 일정에 참석하지 않거나 도중에 나가버리는 등 예산안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들을 기회조차 없었는데 집행부가 요구한 예산을 의회에서 반드시 줘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특히 이번 예산안 중 일반회계는 전체 5천248억원 중 단 65억만을 삭감했을 뿐”이라며 항변하기도 했다.


그는 또 “효율성과 타당성에 기초해 예산을 심사했다. 일례로 중구광장 예산(1만 부 삭감)의 경우를 들자면, 중구 전역에 배포되는 중구광장(5만 5천부)가 공동주택 주출입구 근처에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채 쌓여있다. 부실한 관리 속에서 유실되는 부수 예산까지 구민의 세금으로 충당해야 하는 것이냐”고 덧붙였다.


특히 김길성 중구청장도 발언 기회를 얻어 “중구의회의 폭압적 예산심사와 막무가내식 예산삭감에 유감을 표명하고 필수 예산은 조속히 복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방청석에는 15개동 주민자치위원장들과 의정모니터링단원들도 방문해 방청하고 있는 가운데 의원들이 잇따라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고성을 지르는 등 볼썽 사나운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길기영 의장은 폐회 선언하며 “집행부는 예산 편성권이 있지만 중구의회는 예산을 심사하고 삭감하는 등 의결권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공정성과 효율성이라는 기준에 맞게 예산안이 처리됐다”며 “정례회 기간 중 예산처리에 수고와 노력을 아끼지 않은 의원들과 관계공무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처리된 안건은 △중구 직장내 괴롭힘 금지에 관한 조례안 △중구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안 △중구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중구 마약류 및 약물 오‧남용 예방에 관한 조례안 △중구 의류패션지원센터 민간위탁 동의안 등 23건을 가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