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자치회관 개방 반가운 일이지만?

중구는 구민들이 동호회 모임이나 각종 행사 때 이용할 수 있도록 관내 15개동 자치회관의 23개 공간을 1월부터 주민들에게 개방키로 했다고 한다.

 

주민들에게 개방하는 공간은 강당과 회의실, 주민사랑방, 다목적실, 카페 등으로 자치회관 수강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운영되지 않는 시간대에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공간은 의자, 테이블, 방송시설, 빔 프로젝트, 음료대, 냉난방 등 편의시설을 갖춰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관공서 분위기와 달리 친환경시설이 설치돼 넓은 강당은 물론 카페나 파티장 등 산뜻한 공간으로 변신한 것도 특징 중의 하나다.

 

평생학습이나 마을공동체 형성에 필요한 모임, 동아리 활동, 각종 회의 등을 위한 장소가 필요한 구민들에게 안성맞춤이라는 것이다. 친구들과 커피 한 잔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주부들이나 초등학생 자녀를 위한 생일잔치나 가족 모임을 저렴하면서도 알차게 치를 수 있는 장소로 활용해도 무방하다고 소개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각 동 자치회관을 청소년문화센터로 만들어 방과 후나 주말에 청소년들만의 취미, 문화 공간으로 운영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안전하고 편안한 공간을 제공해 사회 돌봄 기능을 강화하고,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청소년들이 자치회관을 친숙한 곳으로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청소년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자치회관 공간은 중구민이나 중구에 소재한 단체·직장·학교 등에 다니고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지만 흡연과 음주는 금지되며, 종교·정치·상업적 목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이용 요금은 인원에 상관없이 1시간에 1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해 활용가치는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평일 개방시간대가 을지로동 오후 9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오후 5시에서 6시로 제한돼 있다. 토요일인 주말개방시간도 오후 4시 아니면 5시까지다.

 

실제로 주민들이 이용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주말을 제외하고 평일에는 오후 9시까지는 개방돼야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방과 후 학습이나 동아리 활동 등도 학교 수업이 끝난 이후에 시작되며, 주민들의 모임이나 회의도 일과가 끝난 오후 6시 아니면 7시에 대부분 열리는 것을 감안하면 주민들의 입장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각종 친목모임은 물론 자생단체들의 모임도 상당히 많다. 대부분이 식당에서 모임을 갖거나 아니면 특정 장소에서 만나 식당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들이 동 주민센터를 활용하기 위한 개방시간과는 괴리가 있다.

 

동 주민센터에서 활용하고 있는 헬스장이나 사물놀이, 탁구 등은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 오후 10시까지 개방되고 있다. 주민들의 편의를 조금이라도 고려해 주민센터를 개방할 것이라면 현실에 맞게 재조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