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준비라는 기나긴 마라톤에서 '한복'은 가장 아름답고도 미묘한 색채가 빛나는 반환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이라는 큰 산을 넘고 나서 마주하는, 지극히 한국적이면서도 동시에 가장 개인적인 취향이 폭발하는 지점이죠.
울산웨딩박람회 현장, 그중에서도 가장 고운 빛깔을 뽐내는 한복 부스 앞은 언제나 묘한 긴장감마저 감돕니다. 쨍한 색감의 본견 실크가 뽐내는 전통의 아우라와, 파스텔 톤 쉬폰과 레이스가 속삭이는 현대적인 우아함. 그 사이에서 예비 신랑신부와, 특히 예비 신부와 양가 어머님들의 보이지 않는 '취향 줄다리기'가 펼쳐지곤 합니다.
이 현명한 줄타기를 어떻게 건너야 할까요? 울산웨딩박람회 한복 부스 앞에서 발견한 '전통'과 '트렌드' 사이의 고민, 그 해법을 다섯 가지 관점으로 풀어봅니다.
한복을 고를 때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분들은 단연 양가 어머님들입니다. 어른들에게 한복은 단순한 '예쁜 옷'이 아니라 '예복(禮服)', 즉 예를 갖추는 옷입니다. 폐백이나 이바지, 혹은 명절에 어른들께 인사드릴 때 입는 옷이기에, 가볍거나 퓨전 스타일이 강한 디자인에는 조심스러운 시선을 보내시죠.
녹의홍상(綠衣紅裳)으로 대표되는 고유의 상징성, 무게감 있는 원단, 짙고 선명한 색감. 이것이 바로 어른들이 생각하는 '새색시'의 단아함이자 격식입니다. 많은 울산웨딩박람회 한복 부스에서 가장 먼저 전통 디자인을 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수십 년이 지나 앨범을 펼쳤을 때도 촌스럽지 않은, 그 '근본'의 힘을 믿기 때문입니다.
반면, 예비 신부의 마음은 다릅니다. 평생 한 번 입을(혹은 촬영할) 한복인데, SNS 속 인플루언서처럼, 혹은 화보 속 모델처럼 가장 트렌디하고 '나다운' 모습을 남기고 싶어 합니다. 최근의 한복 트렌드는 웨딩드레스와의 경계가 모호해질 만큼 과감하고 화려합니다.
전통적인 깃과 섶의 형태는 유지하되, 소재는 레이스나 시스루를 사용하고, 색감은 아이보리, 인디핑크, 피치 같은 파스텔 톤이 주를 이룹니다. 아예 당의나 궁중 한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도 인기죠. 이번 울산웨딩박람회에서도 유독 이런 '드레스 같은' 한복 디자인이 신부들의 발길을 붙잡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전통'보다는 '사진발'과 '개성'에 무게를 두는 것입니다.
결국 이 줄타기는 '예산'과 '활용도'라는 현실적인 문제와 만납니다. 맞춤이냐, 대여냐. 이는 울산웨딩박람회 현장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전통 디자인을 선호하는 어머님들은 '이왕 하는 거 제대로 맞춰라'고 하시지만, 트렌디한 디자인을 원하는 신부들은 '어차피 한두 번 입을 건데 굳이?'라며 대여를 선호합니다. 특히 트렌드가 강한 디자인은 유행이 지나면 입기 곤란하니까요. 반대로, 제대로 맞춘 전통 한복은 아이의 돌잔치나 집안 행사에 두고두고 입을 수 있다는 장점(활용도)이 있습니다. 울산웨딩박람회의 다양한 프로모션과 혜택을 꼼꼼히 비교하며 '가성비'와 '활용도'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현명함이 필요한 순간입니다.
이 팽팽한 줄다리기의 가장 현실적이고 영리한 해법은 '분리 전략'입니다. 즉, '스튜디오 촬영용' 한복과 '본식(폐백, 인사)용' 한복을 나누는 것이죠.
스튜디오 촬영에서는 그동안 입고 싶었던 트렌디한 디자인, 레이스나 시스루가 가미된 파스텔 톤의 한복을 마음껏 입습니다. 어른들의 시선에서 자유롭게, 오직 '사진'만을 위한 선택을 하는 겁니다. 그리고 본식 날 폐백이나 하객 인사를 드릴 때는, 양가 어른들의 체면을 세워드리고 예를 갖추는 의미에서 단아하고 격식 있는 전통 한복을 선택합니다. 이런 영리한 해법을 울산웨딩박람회 현장 상담을 통해 제안받고 만족해하는 커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울산웨딩박람회의 수많은 부스 중 유독 한복 앞에서 고민이 길어지는 이유는, 그것이 단순한 옷이 아니라 두 사람의 결혼이 '전통'이라는 뿌리와 '트렌드'라는 현재를 어떻게 잇고 있는지 보여주는 상징이기 때문일 겁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100% 전통을 따르든, 100% 트렌드를 좇든, 혹은 50:50으로 영리하게 타협하든, 그 선택은 오롯이 두 사람의 몫입니다. 울산웨딩박람회는 그저 수많은 '참고서'를 펼쳐 보여줄 뿐이죠. 중요한 것은 그 줄타기 위에서 '우리다움'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다음 울산웨딩박람회에서는 또 어떤 아름다운 트렌드가 이 줄타기를 흥미롭게 만들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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