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는 2004년부터 전국 최초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사회안전망을 구축했고, 지난 4월에는 이 사업을 '행복더하기'라는 새 이름으로 브랜드화 했습니다. 그리고 1천3백여 전 공무원들은 차상위 계층 세대와 1:1 결연을 맺어 그들의 후견인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이 같은 사례가 알려지면서 다른 지자체나 사회단체의 벤치마킹이 잇따르고 있을 만큼 우리 구 복지수준은 전국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장애 아동이나 청소년에 대한 복지는 크게 향상되지 못한 것 같아 그 현황과 대책을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유락종합사회복지관에서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구의 장애아동과 청소년관련 예산지원 현황은 2000년 1천300만원, 2001년 2천만원, 2002년 2천200만원, 2003년 2천100만원, 2004년 3천800만원, 2005년 3천만원, 2006년 1천400만원, 2007년 700만원으로 예산이 점차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2000년부터 시작해 2006년 2월까지 유락종합사회복지관에서 주5회로 사회복지사와 보육교사에 의해 매년 10명씩 총 60명을 대상으로 운영돼왔던 장애아동 방과 후 교실이 예산 부족으로 운영이 중단되고 특별활동 성격의 '푸름이 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실 예산만 생각하면 본 교실 운영도 폐쇄해야할 형편이지만 이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이 한정돼 있어 부득이 외부강사의 지도 아래 주3회 유료로 운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장애 아동을 위해서 올해 5월부터 신당종합사회복지관에서 5~6명을 대상으로 주4회 일상생활훈련위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구에서 지원되는 예산은 없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2천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예산지원이 크게 늘지 않는 한 비슷한 수준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이처럼 열악한 현실은 타구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서울시 자치구중 장애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 곳은 15개 자치구 23개 시설로 이 중 청소년을 대상으로 주5회 운영하는 기관은 총 6곳에 불과하고 정규직원을 채용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중구의 경우에도 장애아동과 청소년 그리고 부모들을 위한 전문기관과 프로그램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더구나 정규직 직원은 전무해 장기적으로 이들의 능력을 향상시켜 독립적인 사회생활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정규직 교사배치가 절실한 실정입니다.
프로그램이 예산상의 어려움으로 인해 계약직 교사에 의해 진행되다 보면 계약직 교사는 언제든 보수가 좋은 기관으로 수시로 옮기게 되고 그동안 학생들은 다음 계약직 교사가 올 때까지 비전문직 직원이나 외부 강사에게 맡겨지는 경우도 허다해 양질의 수업을 기대하기 어려워집니다.
중구에서 이 문제에 관심을 두고 정규직 교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다면 중구는 물론 서울시 전체의 장애 복지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복지의 사각지대인 장애아동과 청소년 그리고 그 가족들을 위한 보다 진지한 논의로 매년 조금씩 향상된 복지 혜택을 그들에게 제공하기를 간절히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