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명보극장 앞에 있는 신문고에 한 구민이 민원을 넣고 있다(좌). 정동일 구청장이 신문고에 접수된 민원을 살펴보고 있다(우).
15개동에 2곳씩 운영
백성들의 억울함을 왕에게 직접 호소하던 신문고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 현대적인 모습으로 환생했다.
지난 16일 정동일 구청장은 명보극장 앞에 위치한 신문고 설치 현장을 방문해 개통식을 가졌다. 이날 신문고에 들어온 첫 민원은 '어두운 골목에 보안등을 설치해 달라'는 것이었다.
관내 15개동의 주민 통행이 많은 곳에 2개씩 모두 30곳에 설치돼 있는 신문고는 ‘구청장이 직접 수합하는 신문고’라는 별칭에 맞게 구청장이 직접 열쇠를 관리해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은 구청장만 볼 수 있도록 돼 있다.
민원인의 신분이 철저히 보장되는 것은 물론 구정의 핵심적인 비판의 목소리가 구청장에 직접 전달되는 것.
신문고는 약 130cm 높이의 전통 북 형태로 돼 있으며, ‘고민을 이곳에! 여러분의 힘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구민의 소리를 모아 행복중구를 만들겠습니다’ 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15개 동 주민센터는 ‘구청장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 신문고에 접수된 민원에 대해 관련 부서와 협의를 거친 뒤 주민들에게 답변할 계획이다.
중구 관계자는 “구청 방문이나 전화 인터넷 명예민원상담실 등을 이용한 간접적인 방법은 담당자나 해당부서 등에서 우선 검토하다보니 구청장이 주민들의 솔직한 여론을 듣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설치 배경을 밝혔다.
중구청 민원실에 접수되는 진정민원은 하루 평균 20건으로 담당직원과 부서들을 거치다 보면 처리시간도 많이 걸리고 내용도 걸러지기 일쑤라는 것.
정동일 구청장은 “구민의 작은 소리를 듣기 위한 유익한 정책을 개발해 개통식을 갖게 됐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시대에 앞서 나가는 중구가 되도록 비전을 갖고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중구에 환생된 신문고가 활성화 된다면 주민과 구 행정을 이어주는 실질적인 매개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구경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