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충무아트홀서 개최된 폐막파티에서 정동일 조직위원장(구청장) 부부와 김홍준 운영위원장, 원로영화인등 내ㆍ외빈들이 축배를 들고 있다.
영화ㆍ축제 행복한 만남
10월25일 수많은 영화인과 언론, 그리고 시민들의 관심과 기대 속에서 개막한 제1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가 지난 2일 영화와 축제의 행복한 만남이 가득했던 대장정을 모두 마무리함에 따라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련기사 2ㆍ4ㆍ5ㆍ7면)
갑자기 추워진 날씨와 우천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충무아트홀, 대한극장, 중앙시네마, 명보극장 등을 찾은 관객들과 남산골한옥마을, 청계광장, 충무로 영화의 거리에서 펼쳐진 다양한 행사들에서 표출되는 뜨거운 열기는 식을 줄을 몰랐다.
여느 영화제보다도 짧은 준비 기간이었던 것은 물론, 충무로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영화제였던 만큼 부족한 점도, 그리고 아쉬움도 많았던 영화제였다.
하지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는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라 이제부터가 시작으로 충무로 영화의 발전 가능성과 영화제의 잠재력을 확인하는 큰 수확을 올렸다는 평가다.
총 32개국 144편이 상영된 이번 영화제에서는 총 좌석 7만3천여석 중 5만1천800여석이 판매되면서 71%의 좌석 점유율을 기록했고, 34회의 매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또한 43회의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 관객들은 물론 영화인들 또한 오랜만에 즐거운 영화 나들이를 하는 등 모두에게 뜻 깊은 시간이 됐다.
특히 관객들로부터 가장 많은 호응을 얻은 작품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사운드 오브 뮤직’ ‘열화청춘’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 ‘기쁜 우리 젊은 날’ ‘색,계’ ‘함께 있을 수 있다면…’ 등으로 주로 가족단위로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이나 좋아하는 배우의 젊은 시절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작품, 또는 배우의 현재 모습을 실제로 가까이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작품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달 25일 충무아트홀에서 있었던 개막식 행사에서는 임권택 배창호 정창화 감독 등 충무로의 거목들과 이선균, 한지민, 이정재, 하지원 등의 톱스타들이 자리를 함께해 행사를 빛냈으며, 개막식장을 찾지 못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배우 한지혜씨 등은 영상을 통해 축사를 전했다. 축하영상 이후에는 다른 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영화를 상영하는 것과 차별화 해 연극과 영화를 같은 무대에서 교차시키며 하나의 줄거리를 이끌어 나가는 상연 형식의 연쇄극 ‘꿈꾸는 극장’을 공연해 눈길을 끌었다.
야외 행사로는 10월19일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진행된 개막축하공연, 28일 충무로 영화의 거리에서 펼쳐진 충무로 난장, 그리고 영화제 기간 내내 공연과 야외 상영이 함께 했던 남산골 한옥마을의 남산공감, 청계광장에서 진행된 청계낭만 등이 펼쳐졌으며, 총 2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나와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다.
총 9일의 영화제 기간 동안 야외 행사를 통해 24회의 공연과 6회의 야외 상영이 진행됐는데, 그 중에서도 충무로 난장이 다양한 체험 이벤트와 젊은 뮤지션들의 신나는 공연으로 시민들에게 가장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또한 ‘호주영화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한국영상자료원 소장 불완전판 특별 공개’등 기획 행사와 ‘Movie in Art- 영화 속 미술, 미술 속 영화’라는 제목으로 진행한 기획 전시도 많은 관객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할리우드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안, 바딤 페럴만 감독이 신작과 함께 충무로를 찾아주면서 관객들과 진지한 대화의 장을 가졌고, 그 외에도 이치오카 부부, 솔런 하위즈, 아흐메드 엘 마안누니 감독과 이안 존스, 톰 브라운, 피터 톰슨 등 저명한 영화계 인사들이 충무로를 빛내줬다.
국내 영화인으로는 유현목, 김수용, 임권택, 이장호, 배창호 감독과 신영균, 신성일, 이순재, 문희, 박정자, 유인촌, 독고영재, 길용우, 황신혜, 김진아 등 배우와 정일성, 송길한, 구중모, 박승배 등 당시 영화를 함께 만든 스탭들이 관객과 함께 아름다운 추억 여행의 길잡이가 돼주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2일 충무아트홀에서 진행된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폐막식은 개막공연 출연진이었던 광대들의 공연으로 오프닝을 시작해 서울발레씨어터의 ‘탱고 포 발레’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이와 함께 정동일 영화제 조직위원장의 폐막선언 이후 폐막작인 알랭 코르노 감독의 ‘두 번째 숨결’이 상영됐으며, 영화제 참가 관람객의 정성과 성의가 모여 마련된 성금 1천만원을 정동일 구청장이 한국복지재단에 전달하는 뜻 깊은 시간도 가졌다.
폐막식이 끝난 뒤에는 충무아트홀 컨벤션센터에서 영화감독과 배우들을 비롯해 문화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영화제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축하하는 폐막 파티가 이어졌다.
한편,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는 2008년에는 행사의 시기를 8월28일부터 9월5일까지로 앞당겨 보다 알찬 프로그램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들을 준비해 영화와 축제의 행복한 만남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또한 내년 제2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는 40주년을 맞이하는 칸영화제 감독주간과 함께 ‘세계 고전영화 회고전’을 기획한다.
칸영화제와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가 함께 준비할 이 행사는 로베르 브레송, 오시마 나기사, 마틴 스콜세지, 짐 자무쉬, 스테판 프리어즈, 켄 로치, 베르너 헤어초크, 스파이크 리 같은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을 서울에 소개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2008년 5월 칸영화제 기간 중 파리에서 열릴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