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력ㆍ집중력 향상 등 정신건강 만점
수강생들 웃음꽃 만발 정도 새록 새록
"패션 디자이너 따로 있나요? 제가 바로 디자이너죠"
한땀 한땀∼ 한코 두코∼ 손길이 스칠 때마다 사랑도 쌓여간다.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여성회관에 모인 수강생들은 제도지를 확인해가면서 조금씩 모양을 갖춰 가고 있는 니트, 조끼 등의 손뜨개에 온 정신을 집중한다.
바늘 몇 번 엇갈리고 나면 짜잔∼하고 마술처럼 나타나는게 손뜨개인줄 알았다면 큰 오산.
어려서 배운 손뜨개로 어느 정도 매무새를 갖춘 듯한 모자나 옷 등을 주먹구구식으로 짜본 경험이야 많겠지만 정작 몇 번 입어보지도 못하고, 모양새가 나빠져 쓸모 없이 장롱 한구석에 쳐박아 두었던 경험을 한두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손뜨개는 한코 차이로 그동안 정성들여 짠 실들을 모두 풀어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어 한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게이지 산출을 위해 제도를 정확하게 하는 과정이 우선돼야 한다.
여성회관 손뜨개반 수강생들은 평소에도 손뜨개를 즐겨 했지만 옷 선을 제대로 살리지 못해 맵시도 안 살고, 착용감도 좋지 않았는데 정확하게 제도 계산을 하고 강사 선생님의 지도도 받으니 이전에 만들던 손뜨개와는 확연히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손뜨개반에 들어가면 우선 조끼 등의 짜기 쉬운 옷부터 시작해 어느 정도 눈썰미가 생기면 니트 등의 다양한 옷을 짤 수 있고, 일반적으로 뜨개질이라 불리는 대바늘뜨기부터 마무리 기술을 요하는 코바늘뜨기까지 배울 수 있다.
수강생들이 손뜨개를 하는 도중 애로사항이 생길 때마다 해결사가 되어 주는 김경태 강사는 "손뜨개는 경제적으로 큰 부담 없이 때와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고 주부들이 남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점도 좋지만 무엇보다 가족과 이웃간 사랑을 나누고 친목을 다지는 데도 큰 역할을 해낸다"면서 태교나 기억력 향상에도 좋아 임산부나 어르신에게 적극 권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수예점에서도 간단히 가르쳐주는데 강습까지 들을 필요가 있겠냐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강의를 통해 제도 등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손뜨개를 하면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으로 착용감까지 만점인 옷을 제작할 수 있다고.
특히 이 손뜨개 교실에는 여성회관 정정자 관장이 직접 참여, 수강생들과 한데 어우러져 웃음꽃을 피워가며 손뜨개를 배우는데 열심이어서 눈길을 끈다.
손뜨개반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는 정 관장은 "손뜨개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손 운동을 할 수 있어 혈액순환에도 도움을 주고, 집중력도 향상돼 치매 예방에도 좋은 장점이 있다"면서 여름ㆍ겨울옷 등 직접 짠 옷이 여러벌 된다며 손뜨개 예찬이 끝이 없다.
5개월째 손뜨개반을 수강했다는 이규숙(59)씨는 "얼마 전 아는 사람이 해외로 여행을 가면서 자신이 직접 짠 옷을 마음에 들어해 빌려주기도 했다"면서 그동안 어설프게 손뜨개를 해오다 강의를 들으면서 체계를 갖춘 손뜨개법을 배우게돼 손녀에게 원피스를 짜 주는 등 솜씨를 발휘하고 있다고 만족해했다.
클릭만 하면 모든게 해결되는 디지털 세상에 사랑을 표현하는 마음만큼은 아날로그를 고집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 처서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손뜨개로 사랑을 한땀 한땀 쌓으며 선선한 바람이 알싸하게 코끝을 감동시키는 가을의 향기를 재촉하러 떠나보자. <이미아 기자 kmj@jg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