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당 4동 가족 헤어컷 교실 수강생들이 미용기술 연마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
주부등 30여명 미용기술 배우기 삼매경
복지센터ㆍ경로당 찾아 봉사활동 구슬땀
"도랑치고 가재잡고" "미용기술 배우고 봉사도 하고"
주부들이 꾸려가는 아름다운 세상. 배움을 통해 얻은 자신감과 성취감을 다른 사람에게 베풀 줄 아는 따뜻하고 섬세한 감성을 가진 이들이 모였다.
매주 수ㆍ금요일 오후 3시면 신당4동에 위치한 문화마당에서 열리는 가족 헤어컷 교실에는 맛깔스런 입담과 똘똘뭉친 끼를 자랑하는 주부들이 삼삼오오 모여든다. 2001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가족 헤어컷은 2년 가까이 프로그램을 수강하고 있는 베테랑부터 이제 막 컷트를 배우기 시작한 3주차 초보까지 30여명의 수강생들이 모여 서로 도와가며 미용기술 배우기에 여념이 없다.
보통 주민자치센터의 다른 프로그램은 정해진 모집기간에 신청해야 수강이 가능한 경우가 많지만 가족 헤어컷 교실은 항시 문이 열려 있다는 게 특징. 수업은 개인지도로 진행되기 때문에 컷트 등 5가지 기술을 수강생의 수준에 맞게 실시, 재미있게 미용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용기술 자격증 취득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퍼머넌트와인딩과같은 자격증 실기과목 기술도 지도해준다. 가족헤어컷 수강생들은 '호박동아리'라는 이름으로 각자 배운 미용기술을 복지센터와 경로당을 찾아다니며 어르신들에게 무료 이ㆍ미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랑의 전도사이기도 하다. 평소 미용실을 운영하며 이ㆍ미용 봉사를 해 오던 가족 헤어컷 교실의 이인신 강사가 미용기술을 다른 사람과 함께 공유해서 같이 봉사활동을 다니면 훨씬 많은 어르신들에게 봉사를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지난 2001년 신당 4동사무소를 직접 찾아와 가족 헤어컷 교실을 개설하게 된 것.
가족 머리 손질, 자원 봉사, 자격증 취득 등 다양한 목적을 갖고 가족 헤어컷 교실을 찾은 수강생들은 이 강사의 좋은 뜻에 자발적으로 동참해 호박 동아리 회원으로 자원봉사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호박꽃처럼 나이가 들어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얼마든지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회원들의 소망이 담겨 있는 '호박동아리'는 현재 유락종합사회복지관, 약수하이츠 경로당, 성동노인회관 등에서 정기적으로 이ㆍ미용봉사를 펼치고 있다.
수강생들과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자연스러운 분위기로 강의를 주도해 나가는 이인신 강사는 "미용기술을 배우는데는 재료비 등이 만만치 않게 소요돼 배우고 싶어도 망설이는 주부들이 많다"며 "자신에게 조금만 투자를 하면 배움의 희열을 만끽하고, 삶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며 주부들이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년 가까이 가족헤어컷을 수강했다는 이창순(55ㆍ신당4동)씨는 "미용기술을 배워 봉사활동을 하고 싶은 마음에 접수했다가 지금까지 인연을 맺고 있다"며 "지금은 시부모님 머리도 직접 손질해 드리고 고향 동네 어르신들에게 미용봉사도 한다"며 미용기술도 배우고, 자원봉사도 하고 그야말로 일석이조가 아니겠냐며 뿌듯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