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호회 탐방 / 명동주민자치센터 수묵화 교실

이미아 kmj@jgnews.co.kr 2005.06.07 14:53:30

손끝에서 피어나는 삶의 여유

 

◇명동 주민자치센터 수묵화 교실 수강생 20여명이 기념사진을 촬영한 모습.

 

동양화 매력에 도취 묵향 삼매경

잡념없는 마음에 젊음까지 챙겨

 

"인생은 아름다워∼ 영화에서나 나옴직한 말이 아니랍니다. 붓을 잡은 순간부터 하루하루가 기름지고 풍성해지거든요"

 

 붓끝에 마음을 담는 사람들. 붓을 통해 넉넉함과 성숙한 여유를 만끽하는 사람들.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면 명동 주민자치센터 '수묵화' 교실은 들어서는 순간부터 회원끼리 주거니 받거니 나누는 구수한 입담과 따뜻한 온기로 풍요로움이 가득하다.

 

 2002년에 개강해 3년 동안 꾸준히 이어 오고 있는 수묵화 교실은 오늘도 20여명의 남녀노소가 정성스레 먹을 갈아 사뿐히 붓을 종이에 옮기며 저마다의 정신세계를 움직이고 있다.

 

 수묵화 교실에 들어가면 처음 3∼4주 동안은 줄, 점, 선 등을 그리는 기초부터 시작한다. 기초를 어느 정도 연마하면 자연스럽게 난, 죽, 매, 국 사군자를 그릴 수 있고, 수강생의 능력과 자의에 따라 꽃, 나무, 바위 등의 산수를 그릴 수 있다. 또한 수업은 각자의 능력이나 수강시기에 맞게 수준별 강의를 실시해 수강생 스스로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하고 있다.

 

 수묵화를 한번 접하게 되면 스스로 작업하고 창조해내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고 동양화 속 여백과 같은 휴식을 맛볼 수 있는 매력에 도취돼 짧은 시간에 일취월장하게 된다는 게 수강생들의 설명.

 

 2년 동안 수묵화 교실을 다니고 있다는 김옥례(70ㆍ신당3동)씨는 "수묵화를 배우게 되면서 삶도 더 풍요로워지고, 마음과 육체도 젊어졌다"며 "내가 그린 작품을 다른 사람들이 보고 인정해 줄 때도 흐뭇하고, 같은 것을 배우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재미도 솔솔하다"며 수업 내내 열심이다.

 

 서예를 배운 적이 있어 평소에도 수묵화에 관심이 많았다는 임익장(63ㆍ성수동)씨는 "붓끝을 통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멋진 일 아니냐"며 "그리는 순간에는 잡념도 다 사라지고 오직 그림 하나에만 몰두하게 된다"며 수묵화 사랑을 숨김없이 표현했다.

 

 단아한 멋과 넘치는 에너지로 수강생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는 김정자 선생님은 수강생들에게 절대 무엇을 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또한 곁에서 종일 지도하거나 대신 그려주는 등의 방식도 금물이란다. 스스로 자유롭게 그리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소재를 창조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그린다는 것의 매력과 재미를 저절로 알게 된다는 것.

 

 실제로도 이러한 수업 방식의 효과로 20여명의 수강생들이 제각기 수준은 달라도 수묵화에 대한 열정과 애착만큼은 전문화가 못지 않다고.

 

 50여년 동안 그림을 그렸다는 김 선생님은 한 살 두 살 나이가 듦에 따라 공허함도 그만큼 커지게 마련인데, 수묵화를 그리면 자신을 추스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란다.

 

 여백과 점ㆍ선의 조화가 만들어내는 종이 위의 유토피아 수묵화. 지친 마음을 달래고 사람과 그림이 한껏 어우러지는 호젓한 삶을 꿈꾼다면 주저말고 수묵화 교실을 두드려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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