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 시장 E동 수입상가 이병규 회장.
/ 2014. 5. 14
"그동안 시장 활성화가 상품의 질과 대고객서비스를 통해 결정됐다면 앞으로는 쇼핑환경과 시설 등이 곁들여진 영업 전략이 뒤따라야 합니다."
전통시장의 큰 숙제이기도 한 쇼핑환경의 열악한 문제점을 지적한 E동 수입상가 이병규 상인회장은 지난 4월 1일 회장에 취임한 인물로 올해로 33년째 유통업을 하고 있다.
우연히 지인을 만나 시장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는 이 회장은 총각 때부터 지금까지 남대문상가에서만 근무하면서 상가의 발전을 지켜봐 온 산증인이다. 초창기부터 고객과 상가의 발전을 위해 여름에는 에어컨 없이 겨울에는 히터 없이 온몸으로 더위와 추위를 이겨내며 노력해온 것이 자연스럽게 상가의 활성화로 이어져 남대문 수입상가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그는 "고객들 마음은 시대에 맞춰 발 빠르게 변해가지만 시장시설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던 게 현실"이라며 "하지만 최근엔 상가 내 시설이 무척 좋아져 과거에 비하면 고마울 따름이다"고 전했다. 그러나 '남대문시장이 잠자는 호랑이로 전락했다는 것'이 이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1990년대 중반 여성캐주얼상인들이 동대문상권으로 이전할 때 남대문시장이 그 시기에 눈을 떠 시설 현대화에 앞장섬으로써 주차장 문제를 해결했어야 했다"고 주장하며 "상인들만 잡아두려는 생각에 명도 등을 내세워 이전 상인들과 마찰도 많았지만 상인들은 항상 장사가 잘 되는 곳을 찾아가는 게 생리"라고 말했다. 떠난 자리는 시장의 전문 품목이 들어오지 못하고 먹거리와 싸구려 상품으로 메워져 시장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장관리주체와 건물주, 상인회가 머리를 맞대고 관계기관은 시장의 어려움을 반영해 본동, 일번가상가 등을 재건축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며 "발로 뛰는 상인과 건물주의 적정한 임대료 인상,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이 남대문 시장을 깨어나는 호랑이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남대문시장 내에 품목별 특화거리를 조성해야 하고, 수입품보다 남대문시장 상품의 질과 가격경쟁력이 결코 뒤처지지 않음을 내세워야 한다"며 "무분별한 단속보다는 영세한 상인들과 생계형 영업을 보호하는 분위기가 이뤄져야 하고 시장주변 노상주차장의 이용시간도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상가 활성화를 위해서 회원들의 단합이 중요하다"며 "회원 간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이해관계를 정립하고 웃음이 넘치는 화기애애한 상가를 만들도록 모든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전했다.
남대문 E동 수입상가는 60년대 시장으로 흩어졌던 수입상들이 70년대, 상가가 재개발되면서 다시 모여들어 보석, 의류, 식품, 보조식품, 잡화류 등을 입점해 현재 점포수만 310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가는 오전 5시부터 개점해 오후 6시 30분에 폐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