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창업 유토피아 ⑪ / 서 정 현

중구자치신문 기자 jgnews@jgnews.co.kr 2003.11.10 18:53:10

동업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

투입자본 비례 수익분배등에 이견

임대료ㆍ인건비 등 철저히 분담해야

서비스업 노하우 동일한 기술관건

 

 사업 시작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앞서거나 창업에 따른 자금 마련이 여의치 않은 경우 많은 사람들은 동업을 생각하게 된다. 그 사업에 대해 노하우를 가지고 있거나 절친한 사이여서 믿고 모든 것을 함께 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확신만 있다면 한 번 시도해 볼만하다고 느낀다.

 

그러나 주위의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생각을 실천에 옮기려 할 때 대부분 만류하는 것이 현실이다. '동업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라는 이유 때문이다. 그렇다면 동업이 정말 현실적으로 어려운 이유는 무엇이며 동업으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는 것인가.

 

 우선 지금까지 동업으로 사업을 시작해 그 결과가 별로 좋지 않았던 사례들을 자세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가장 두드러진 실패의 원인은 무엇인가. 첫 번째 원인은 동업 계약에 따른 조건에 상호 불만이 있기 때문이다. 대개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동업자들은 투입한 자본에 비례해서 수익을 분배하는 방식을 택하거나 각자 맡은 분야의 비중에 따라 분배의 방식을 합의하게 된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방법 모두 동업자를 만족시키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투입한 자본이 차이가 나는 경우이거나, 똑같은 경우이거나 모두 업무에 대한 참여도, 열의, 매출 기여도 등이 똑같은 수는 없다.

 

 각자 맡은 분야의 비중에 따른 분배방식도 문제를 가지고 있다. 가령 한 명은 영업과 운영을 책임지고 한 명은 제품 개발을 책임지는 동업의 형태를 가정해 보자. 전체 매출 발생 부분에서 이 두 부분의 비중을 어떻게 합의할 것인가. 그 비중이 50 대 50이 되었든 10 대 90이 되었든 상호 완벽한 만족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동업으로 사업을 시작하려는 생각은 접는 것이 현명한 것일까. 다음의 두 가지 사례를 보면서 그 해답을 찾아보자.

 

 서울 문정동 상설 의류 할인 타운에 있는 스포츠 의류점 C사는 사장님이 2명이다. 점포 구입 비용을 포함하여 총 2억 6,000만원의 필요한 창업자금을 친구 관계에 있는 동업자 2명이 50% 분담하여 1억 3,000만원을 투자해 시작한 사업이다. 이들은 벌써 6년 넘게 아무런 문제없이 사업을 하고 있다. 그 성공 비결은 어디에 있는가. 이들은 절친한 친구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시작한 뒤로 서로 얼굴을 마주 대한 적이 손에 꼽을 정도이다. 홀수 날과 짝수 날을 나누어 철저히 근무 2부제를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품 구매를 공동으로 하고 그 날 발생한 매출은 철저히 본인이 관리하고 있다. 임대료와 종업원 인건비 또한 철저히 분담하고 있다. 덕분에 친구와 얼굴 대하고 이야기하는 것은 특별히 협의해야 할 사항이 생겼을 때 정도가 되어 버렸다. 물론 일 년의 절반만 영업을 하고도 본인들이 원하는 정도의 수익이 발생해야 한다는 점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은 있지만 이 점포는 의류 판매업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동업의 형태를 결정한 사례라 할 수 있다. 판매업은 그 업종 특성으로 인해 고객을 직접 대하는 사업자와 종업원의 능력에 의해 매출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굳이 두 사람이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한 영업을 하는 것보다는 철저히 분업을 선택함으로서 시비 거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한 것이다. 물론 단골고객들에게 불편한 점은 있다. 이 점 또한 종업원 관리를 통해 어느 정도 해소가 가능하다.

 

 다음 사례는 서비스업의 일종인 당구장을 운영하는 사례이다. 경기도 부천의 지하철 역세권에서 포켓볼 전용 당구장을 운영하는 30대 후반의 두 남성은 절친한 친구 사이이다. 지금부터 만 6년 전인 1996년에 창업할 당시 30대 초반이었던 두 사람에게 창업자금 2억 6,000만원은 만만치 않은 금액이었다. 결국 두 사람은 의기투합 동업을 결정했고 투자금액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었다. 물론 사업을 시작할 당시 두 사람의 경험은 같지 않았다.

 

한 친구는 대학 시절 잠시나마 부친이 운영하던 당구장을 관리해 본 경험도 있었고 동업 전에 이미 당구장 운영을 직접 하기도 했다. 따라서 영업이나 마케팅 등에 다른 친구보다 더 밝을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동업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은 7년 째 동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원동력은 사업에 필요한 핵심 요인에서 두 사람간에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포켓볼 전용 당구장의 경우 여성들의 이용이 많으며 특히 경기 룰에 서툰 초보자들이 많이 이용한다. 따라서 단순히 장소를 빌려주는 정도의 서비스가 아니라 고객과 함께 경기에 참여해 간단한 레슨까지 겸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두 동업자는 당구 실력 면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정규적인 초보자 레슨이나 고객 응대 게임은 철저히 업무를 분담했다. 일단 가시적인 노력에 차등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이벤트 기획과 운영에 따른 노하우는 1∼2년 사업을 하면서 열심히 따라 배운 결과 역시 거의 대등한 수준에 도달했던 것이다.

 

 이제 두 가지 사례를 정리해 보자. 동업으로 성공하는 비결은 업종 특성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판매업의 경우는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한 역할 분담이 전제되어야만 하며 서비스업의 경우는 핵심 노하우에 대한 동일한 기술 습득이 필수 요건인 것이다. (중부소상공인지원센터☎730-7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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